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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푸게 만드는 세상

claragr8 2010. 1. 23. 23:53
총회 3시간 30분. 안건 여러가지. 회장만 확정.
도대체 3시간 30분 동안 우리는 무엇을 했을까...

정말 오랜만에 술을 마셨다. 소주나 맥주가 아니었다. 키위막걸리와 청포도쌩주.
지금은 미국에 있는 네팔리 지은이가 극찬을 하던 짚동가리쌩주에서였다.

총회를 마치고 오랜만에 모인 기념 및 신년회 분위기로 회식이 결정된 것.
사실 미애와 나는 슬쩍 빠져나와 삼청동 '먹시돈나'에 갈 예정이었다. 그런데 미애가 진호오빠와 함께 몰래카메라의 주인공으로 뽑혀서 빼도박도 못하게 되었다. 돈푸대에서 갈매기살로 허기를 달랜 후 2차를 위해 짚동가리쌩주로 이동했다. '몰카만 하고 갈 수 있겠지..' 생각했었는데, 이놈의 몰카는 생각보다 시간을 오래 잡아먹었다. 진호오빠가 미애를 속이고, 그 진호오빠를 다시 미애가 속이는 이번 몰카는 정말 최고였다. 화난 미애에게 진호오빠가 쩔쩔 매며 사과하는 모습이란..ㅋㅋ 

성공적인 몰카를 마치고 나니 시간은 벌써 아홉시를 훌쩍 넘어있었다. 미애가 집으로 갈 때 같이 일어나고 싶었으나, 오랜만에 밖에서 '소셜라이즈(socialize)'하는 재미를 놓치기 싫어 끝까지 남았다. 물론 하나언니와 진호오빠, 동환오빠는 사가정으로 가서 밤을 새며 술을 마실거라고 했으니.. 완전 끝까지 남은 것은 아니다. 어쨌든 노들역에서 극적으로 6211버스로 환승해 집으로 왔다.

생각해 보니 오늘은 영화관람(The Road) 및 쇼핑, 그리고 총회, 회식으로 하루가 다 가버렸다. 애인을 만나긴 했으나 뭔가 데이트를 하다만 느낌.. 그렇다고 공부를 하지도 못했다.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서 좋았지만, 그래도 내 공부를 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토익공부하겠다고 책도 잔뜩 들고 갔었는데..ㅠ_ㅠ' 정말 영어 한 자도 들여다보지 않았다.

내일은 최소 4시간은 공부해야지!! 참, 조정래 작가에 대한 존경심이 다시 한 번 떠오르는 순간이다. "대하소설을 집필하던 20여년 동안 술을 입에 댄 일이 없고, 매일의 작업량을 정해 그것을 채워나갔다"던 그의 이야기가 내 가슴에 울려온다. 세계최고의 자리에 오른 김연아 선수도 하루 평균 여덟시간씩은 피겨 연습을 한다고 하니, 내 자신이 부끄럽기만하다. 사람이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매일 무언가를 한다는 그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나처럼 성실성과 우직함이 없는 사람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노력해서 안 되는 일은 없는 법!! 나의 단점을 보완해 더 아름다운 보석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화이팅!! Be Positi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