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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랜드

claragr8 2017. 1. 12. 09:00

언제: 1월 11일 오후 6시 50분
어디서: 씨티스퀘어 골든빌리지
누구랑: Francis

급 번개로 보게된 라라랜드.
일찍부터 보고 싶었으나, 아들이 아프고 나도 감기몸살이라 차일피일 미루다 드디어 어제 보게됐다.
회사에서 받은 주중 영화 바우처가 있어서 무료로 티켓을 구매했다. 히히. 안그래도 긴축정책인데 따로 돈이 들지않아 좋았다.

남편이 와서 Stuff'd에서 내가 좋아하는 퀘사디아를 같이 먹고 영화관으로 들어갔다.
우리 자리는 맨 뒷줄 가운데. 평일이고 개봉한지 좀 되어서 사람이 없을 줄 알았으나 막상 영화가 시작하고 나니 상영관 전체가 거의 가득 차서 좀 놀랐다.

라라랜드 첫 장면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꽉 막힌 고속도로, 차 안에 있던 젊은이들이 갑자기 뛰쳐나와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이리 풀쩍 저리 풀쩍하는 모습에 '응? 이건 뭐지' 싶었다. 영화 중간중간에 배우들이 불쑥불쑥 노래를 부르는 장면들에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여주인공 미아는 배우 지망생, 남주인공은 재즈를 깊이 사랑하며 재즈 클럽 여는 것이 꿈이다. 둘은 운명적(?)인 만남을 거듭하며 서로에게 반한다. 그리고 서로의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이런저런 성장통을 함께 겪는다.

여주인공은 오디션에서 거듭 고배를 마시며 자신의 꿈에 대해 회의감이 들고 자신감이 없어진다. 그나마 소신있게 준비한 '원 우먼 쇼' 역시 좋지 않은 반응을 받게 되고 결국 꿈을 포기해야 하는지, 자신은 재능이 없는 것인지 스스로 반문하며 남주인공을 떠나 고향집으로 돌아간다.

남주인공은 본인만의 색깔있는 정통 재즈를 연주할 수 있는 재즈 클럽을 만들고 싶지만 정작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돈 한 푼이 없다. 그러던 중 여주인공 미아를 만나고 그동안 본인이 스스로를 가두어왔던 껍질에서 나와 퓨전 재즈 밴드에서 일을 하게된다. 하지만 정통 재즈를 사랑하는 그는 이 일에서 행복을 찾지 못한다. 꿈을 이루기위해 돈이 필요했지만, 또 사랑하는 사람 앞에 당당한 어른의 모습으로 서고 싶었지만 연이은 투어와 음반 제작에 점점 꿈에서 멀어져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사실 나는 영화를 보기 전, 직방 동료들로부터 영화가 진짜 괜찮다. 재밌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영화 라라랜드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보면서 엉엉 울었다는 분도 계셔서 언제 우는 타이밍이 나오려나 하며 영화를 감상했다. 슬픈 타이밍이 도대체 언제 나오는거지 하고 있는데 영화가 끝났다.

그래서 마지막에 서로의 사랑이 이뤄지지 않아서 슬픈 것인가보가 했다. 남녀 주인공 모두 서로의 꿈을 쫒아 결국 그 꿈을 이뤘지만 서로가 인생의 다른 자리에 있다는 사실이 슬픈 것인가 보다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본인을 남자 혹은 여자 주인공에 대입해 자신의 인생을 돌아봤을 것 같다. 그래서 슬프게 받아들여졌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나는 '이런 선택을 하면 어땠을까' '내가 그 때 왜 그랬을까'하는 식의 생각을 잘 하지 않는다. 인생에서 어떤 결정이든 그 때의 나는 가 선택이, 또는 그 결정이 나에게 최선이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선택들이 지금의 나, 내가 있는 이 자리로 귀결되었다고 생각하므로. 영화 엔딩이 슬프다기보다는 '아, 둘다 현실적으로 자기가 원하는 것을 선택했구나. 인생은 그런거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도 슬프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영화 전체 느낌이 좋았고 기대를 하지 않아서 편안하고 재미있게 봤다고 했다.

이런 로맨스 영화를 공유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어떤 남편들은 친구랑 보라고 한다던데. 바쁜 와중에도 이렇게 짬짬히 데이트를 하려고 노력해야겠다. 안그럼 일상에 너무 지쳐버릴테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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