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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ReView] Book '소설 쓰는 쥐 퍼민 written by Sam Savage'

claragr8 2010. 1. 17. 23:46
소설 쓰는 쥐 퍼민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샘 새비지 (예담,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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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동생들과의 서점투어를 시작하기로 한 바로 그날, 학교 도서관에 계시는 박영철 선생님께서 전화를 주셨다. 'KBS 교양 프로그램인 '책 읽는 밤'에 참여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것.' 책 제목을 제대로 듣지는 못했지만, 이명진답게 "YES"라고 대답했다. 책은 그 다음 날인 토요일 오후, 우편으로 전달 받았다. 책을 받자마자 (거짓말 조금 보태서) 장장 다섯 시간에 걸쳐서 읽어버렸다.


Sam Savage의 첫 작품인 '소설 쓰는 쥐 퍼민'과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충분히 호기심을 자아내는 제목이 아닐 수 없다. 나름 흥미로울 것도 같고.. 기대를 가지고 작품을 읽어 내려가는데 이거 처음부터 쉽지가 않다. 저자가 예일대에서 철학을 전공해서일까. 무식한 내가 책 속으로 빠져드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쥐 퍼민은 12개의 젖꼭지를 가진 어미에게서 태어난 13번째 막내아들이다. 연약한 13번째 쥐 퍼민은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배고픔과 절망, 고통을 겪는다. 정말 말도 안 되지만, 퍼민은 배고픔을 달래려 책을 뜯어먹다가(참고로 이 소설의 배경은 보스턴의 헌 책방이다) 책 읽는 재미를 알게된다. 그는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인간 세계를 접하면서 인간을 사랑하기도 하고 배신의 아픔도 맛보게 된다. 인간과의 소통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지만 결국에는 홀로 죽어가는 쥐..의 이야기.


나보다 책을 더 많이 읽은 쥐라... 왠지 모르게 기분이 상한다. 아니, 부끄럽다고나 할까?ㅎ
책 중간 중간에는 퍼민이 읽은 책들이 등장하는데, 대부분 내가 읽지도, 음..더 솔직히 들어보지도 못한 작품들이 많았다. 다독! 정말 해야겠다는 생각이 마구 든다. 퍼민, 나를 반성하게 만든 대단한 녀석.


다소 무겁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퍼민의 행동, 생각들로 인해 빵!빵! 터지기도 했다. 특히 인간과의 소통을 위해 거울 앞에서 수화와 "굿바이, 지퍼"를 연습하는 부분은 큰 웃음을 자아냈다. 또 제리와 함께 간 극장에서 영화 속 곰을 보고 (제리를 위해) 일.부.러. 놀란 척하는 부분 역시 완전 웃겼다.


21세기, 뉴미디어 시대를 살고 있는 내가 가장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 바로 '소통', '관계'가 아닐까 싶다. 내가 가장 어렵다고 느끼는, 그래서 시작하기조차 버거운 일들을 퍼민은 시도한다. 소통에 있어서는 최악의 조건을 가진 그가, 한계를 뛰어넘으려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은 가히 인상적이라 할만 했다. 어렵다고, 하기 싫다고 도망만 치려는 요즘의 내 모습을 돌아보는 기회가 된 듯하다. 이 소설을 계기로 이명진답게 다시 시작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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