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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갈등

claragr8 2017. 1. 17. 08:23

분가를 한 지 거의 한달이 되어간다.
시부모님과 함께 살 때는 우리가 해야하는 집안일이 거의 없었으므로 우리 부부 간 갈등도 거의 없었다.
그런데 분가를 한 이후에는 모든 집안일을 둘이 나눠해야해서 이것저것 본의 아니게 서로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 상황이 생겼다.
지난 주말에는 점심에 카레를 해먹으려고 재료 손질을 하다가 손을 베었다. 무려 세 군대나! 다친 곳이 아파서 잠시 앉아 드라마를 보는데 아들 이발을 마친 남편이 돌아왔다. '남편이 알아서 씻기겠지'하는 생각에 도와주지 않고 계속 드라마를 봤다.
나중에 들어보니 남편은 이게 언짢았다고 한다.
그러고 나서 점심을 먹고 설겆이도 남편에게 부탁하고 저녁을 하고 밥을 먹고 설겆이를 마쳤다. 카레를 냉동실에 저장하고 남은 큰 냄비 두 개가 화근이었다. 나는 이미 저녁 설겆이를 마쳤고 손도 아프고 해서 남편에게 냄비 설겆이를 부탁했는데 남편은 "you didn't do much today"라고 하는게 아닌가!
남편이 많이 도와준 것도 맞지만 나도 내 나름대로 아침에 오믈렛 해서 아들 먹이고, 점심 저녁 준비하고 한다고 했는데 그렇게 말하니 속이 상했다.
그러면서 "생각해 봤는데 나도 오늘 이것도 하고 저것도하고.." 속이 상해서 눈물이 나왔다.
시간도 늦었고 너무 피곤하기도 해서 결국 내가 일찍 들어가서 자면서 우리의 전쟁(?)은 끝이 났다.
다음날 일어나서 생각해보니 그게 그렇게 화날 일이었나 싶기도 하고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미안하다고 말하니 남편은 "you were sick in the past two weeks and it was also tough for me to settle my son"이란다.
더 미안해졌다.
같이 회사 다니고, 집안일하고 아들 챙기고 이 모든 걸 둘이 해나가려니 피곤하기도 하고 귀찮기도 하고 이래저래 사소한 갈등이 생기는 것 같다.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려니...
더 사랑하고 더 양보하고 더 배려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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