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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광부들 '통(通)하였느냐?'

claragr8 2010. 10. 15. 13:57

커뮤니케이션..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는 요즘입니다.
바로 며칠 전입니다. 33인의 칠레 광부들이 약 두달여의 고투 끝에 구조되는 감동적인 뉴스가 전 세계로 퍼져나갔습니다. 또 침착하게 구조작업을 성공으로 이끈 작업반장의 리더십에 대한 기사가 났습니다. 의도하지 않은 사고였지만 이는 분명 칠레라는 국가를 다시 보게 만드는 사건임에 틀림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성공적으로 국가브랜드를 높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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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점심, 직장 선배들은 “우리나라 같으면 니가 먼저 나가네, 내가 먼저 나가네 하다가 뭐 하나 잘못 건드려서 다 죽었을지도 몰라”라며 사람들이었기에 가능했을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나누더군요.

그러다 문득 직장에서, 학교에서, 그리고 가정에서..
서로 얼마나 잘 ‘통(通)’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인턴 이야기

얼마 전 입사한 회사, 임원들을 제외하고 총 9명의 부서원들과 한 사무실에 있지만 제가 대화를 나눠본 직원은 채 2명이 되질 않습니다. 점심식사를 같이 하더라도 주로 업무적인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저는 잠자코 있습니다. 한 번은 사원들과의 소통을 도모하려는 취지로 회사의 높은 분과의 식사자리가 있었는데, 말 그대로 부서의 장님들만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상대적으로 낮은(?) 부서원들은 조용히 밥만 먹었답니다. 정말 소통을 위한 자리가 맞는지..도 생각해보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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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입사 한 달 째, 동료를 사귀게 되었습니다. 같은 인턴인 그녀 역시 듣는 타입의 사람이라서 주로 제가 대화를 끌어가곤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와 점심식사를 하면서 그녀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외동딸로 부모님과 함께 살지만, 퇴근 후에는 서로 각자의 방에 있고, 식사도 따로 한다는 이야기였죠. 흠. 저희 가족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그녀의 이야기에 조금 놀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가족들이 ‘소통’의 부재 속에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실을 새삼 실감하게 되었죠.


#가족 이야기

저희 가족은 매우 talkative하답니다. 개개인이 어떤 상황에 있는지, 어떤 친구가 있는지 등은 물론 서로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저는 저희 집처럼 ‘소통’이 잘 되는 가족도 많지 않은데, 참 행복하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잘 모르겠네요. 서로에 대해 너무 많은 정보를 아는 것이 때때로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 학문을 공부했으며 나름대로 설득의 기술이 있다고 생각해왔는데 가족들 간에 ‘불통’이 일어나고 그로 인해 상처를 받는 일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평생을 하면서도 잘해내기 어렵다고 생각되는 것. 아마 ‘소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상대를 ‘베려’하는 노력, ‘역지사지’의 마음이 뒷받침될 때.. 진정한 소통이 이뤄질 수 있다는 생각과 함께 부단한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